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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맹을 위한 UX 디자인 컬러 가이드

색맹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이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

by orosi_sue 2025. 7. 19.

 

디지털 환경에서 디자인은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비즈니스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도구다. 잘 설계된 UI/UX는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이탈률을 줄이며,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사용하는 ‘색상’이라는 요소는,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하게 보이지 않는다. 전 세계 인구의 약 8%에 해당하는 사용자들이 색각 이상, 즉 색맹을 겪고 있으며, 이들은 빨강-초록, 파랑-보라, 초록-갈색 등 주요 색상 조합을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디자이너가 색맹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을 설계하면, 해당 사용자들은 중요한 기능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유도당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사용성 저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기업의 비즈니스 지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버튼 클릭률 감소, 전환율 하락, 사용자의 부정적 리뷰 증가 등으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고객 이탈을 야기할 수 있다.

 

색맹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

 

이번 글에서는 색맹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이 비즈니스에 어떤 구체적인 영향을 주는지 사례와 함께 분석하고, 디자이너와 마케터, 경영진이 왜 색맹 UX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사용자 중심 디자인의 본질은 ‘누구에게나 동등한 정보 전달’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며, 색맹 사용자도 예외일 수 없다.

 

전환율 하락 – 색상만으로 구분된 CTA, 행동을 유도하지 못한다

비즈니스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행동 유도(Call to Action)’다. 가입, 구매, 예약, 문의 등 사용자의 주요 전환을 유도하는 버튼은 일반적으로 색상으로 강조된다. 하지만 이 강조 방식이 색상에만 의존할 경우, 색맹 사용자에게는 버튼의 존재조차 눈에 띄지 않거나, 버튼이 여러 개일 경우 기능을 혼동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구매하기’ 버튼을 초록색으로, ‘장바구니 담기’ 버튼을 빨강색으로 설정했다면, 적녹색맹 사용자에게는 이 두 버튼이 유사한 회색 계열로 보여 전혀 구분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구매가 아닌 엉뚱한 버튼을 누르거나,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은 채 페이지를 이탈할 수 있다. 실제로 UX 테스트에서 CTA 버튼이 색상 외에도 텍스트, 아이콘, 테두리 등의 시각적 요소를 함께 사용할 경우, 클릭률이 평균 18~25% 증가한다는 데이터도 존재한다.

즉, 색상만으로 사용자 행동을 유도하는 전략은 최대 8%의 사용자에게는 무의미하며, 전체 전환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이커머스, 교육, 금융 서비스 등 클릭 기반 매출 구조를 가진 모든 비즈니스에 있어 직접적인 손실로 작용한다.

 

신뢰도 저하 – 색으로만 표현된 오류 메시지는 고객 불만으로 이어진다

 

색상은 정보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수단이다. 예를 들어 빨강은 오류, 초록은 성공, 노랑은 경고 등의 의미로 통용된다. 하지만 색상만으로 상태를 표시하면 색맹 사용자는 문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정상적인 상황을 오류로 오해할 수 있다. 이러한 혼란은 특히 가입 폼, 결제 페이지, 고객 피드백 처리 단계에서 치명적인 UX 오류를 만든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회원가입 시 비밀번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 입력창 테두리만 빨갛게 표시된다면, 색맹 사용자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왜 가입이 안 되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이 과정에서 명확한 텍스트 안내나 아이콘이 없다면, 결국 사용자는 기술적 오류로 오인하고 이탈하거나, 브랜드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된다. 특히 금융, 보안, 의료와 같은 신뢰 기반 산업에서는 이러한 사용자 경험 하나가 장기적인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색상 외에도 의미 있는 텍스트, 아이콘, 위치 정보 등의 보조 장치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사용자에게 신뢰를 주는 UX는 명확한 정보 전달에서 출발하며, 색맹 사용자도 그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

 

사용자 이탈과 부정적 피드백 증가 – 접근성은 선택이 아닌 생존

 

오늘날 사용자들은 수많은 앱과 웹사이트 중 가장 편리하고, 직관적인 경험을 주는 서비스를 선택한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디자인 하나, 경험 하나가 고객 유치와 유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색맹 사용자가 특정 서비스에서 반복적으로 기능 혼란, 정보 인식 실패, 잘못된 전환을 경험하게 되면, 결국 해당 서비스를 떠나게 된다.

특히 커뮤니티, 리뷰 플랫폼, SNS 등에서는 이런 불편 사항이 실제 사용자 피드백으로 드러나 브랜드 평판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버튼이 잘 안 보여요”, “구분이 어렵습니다”, “왜 실패했는지 설명이 없어요”와 같은 리뷰는 기능적 오류가 아닌 UX 설계의 미비로 인해 발생하며, 이는 접근성에 대한 기업의 철학과 책임 부족으로 해석될 수 있다.

더 나아가, 공공기관, 교육기관,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은 법적 제재나 인증 취소, 계약 실패 등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EU, 미국 등에서는 접근성 기준 WCAG 2.1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소송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색맹 UX는 단순한 UI 개선이 아니라, 기업의 평판과 생존을 좌우하는 리스크 관리 영역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색맹 UX는 비용이 아닌 기회다

 

많은 기업이 색맹 UX 설계를 부가적인 ‘배려’ 혹은 ‘비용’으로 여긴다.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색상 중심의 디자인만으로는 최대 8%의 사용자를 놓치게 되며, 이는 비즈니스 전환율, 고객 충성도, 브랜드 신뢰도에 직접적인 손실을 가져온다. 반대로 색맹을 고려한 디자인은 이탈률을 줄이고, 피드백을 개선하며, 더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기회가 된다.

특히 색상만으로 정보를 구분하지 않고, 텍스트, 아이콘, 구조, 명도 대비 등 다양한 시각 요소를 함께 사용하는 UI는 색맹 사용자뿐만 아니라 전 사용자층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접근성을 넘어서 사용자 중심 설계의 본질이며, 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만드는 핵심 전략이다.

이제 디자인은 단지 잘 보이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색맹 UX는 그 출발점이다. 오늘 당신의 디자인이 보이는 사람에게만 작동하는지, 아니면 모두에게 열려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