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맹을 위한 UX 디자인 컬러 가이드

이커머스 웹사이트에서 색맹 친화 UX 디자인 구현법

orosi_sue 2025. 7. 25. 15:47

 

이커머스(E-commerce) 플랫폼에서의 디자인은 단순히 보기 좋은 것을 넘어서 사용자 행동을 유도하는 전략적 장치다. 제품을 탐색하고, 정보를 비교하고, 결제를 진행하는 전 과정은 UI를 통해 이뤄지며, 이 흐름 안에서 ‘색상’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색은 할인 정보를 강조하거나 재고 상태를 나타내고, 구매 유도 버튼을 눈에 띄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색상의 힘은 색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 때만 작동한다. 전 세계 인구의 약 8%, 남성 기준 약 12명 중 1명이 경험하는 색맹(색각 이상) 사용자에게는 일부 색상이 거의 구분되지 않거나 왜곡된 형태로 인식된다. 이는 곧 잘못된 정보 전달, UX 오류, 구매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옵션 중 하나가 ‘선택됨’을 붉은 테두리로만 표시하거나, ‘재고 없음’ 상태를 회색으로만 표현하면 색맹 사용자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이커머스 웹사이트에서 색맹 친화 UX 디자인

 

 

따라서 이커머스 사이트의 UX는 단순히 트렌디하거나 감각적이기보다는 누구에게나 직관적이고 정보가 정확히 전달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색맹 사용자도 문제없이 쇼핑할 수 있도록 포용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이커머스 환경에 맞춘 색맹 친화 UX 디자인 구현법을 실무 중심으로 정리한다.

 

색맹을 위해 색으로만 구분하지 말고 ‘정보 병기’ 설계를 하라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자주 발생하는 접근성 실수 중 하나는 ‘색으로만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선택된 상품 옵션’을 붉은색으로 테두리 처리하거나, ‘품절 상품’을 흐린 회색으로만 표시하고 그 외 설명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색상 하나에만 의존하면 색각 이상 사용자는 해당 상태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클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색맹 친화 UX를 위해서는 반드시 색상 외 시각 정보(텍스트, 아이콘, 패턴 등)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 선택된 옵션: 붉은 테두리 + “선택됨” 텍스트 병기
  • 품절 상태: 흐린 색 + 자물쇠 아이콘 + “품절” 텍스트
  • 장바구니 담기 버튼: 색상 강조 + 쇼핑백 아이콘 + 명확한 텍스트 레이블

이러한 정보 병기는 단순한 디자인 요소를 넘어서 사용자의 행동 정확도를 높이고, 색각 이상 사용자에게도 동등한 정보 접근 기회를 제공하는 핵심 전략이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는 화면 크기가 작기 때문에 색상 병기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또한, 제품 리스트 상의 배지(Badge)들—예: “HOT”, “NEW”, “세일”—역시 다양한 색상으로 구분하는 대신, 텍스트 강조 또는 아이콘 병기를 함께 제공하는 설계가 바람직하다.

 

색맹을 위해 안전한 색상 조합과 대비 기준을 설계에 반영하라

 

색맹 사용자가 구별하기 쉬운 색상 조합을 사용하는 것은 UX 설계의 기본이다. 대표적인 색각 이상 유형인 적록색맹(Protanopia/Deuteranopia)의 경우, 붉은색과 초록색은 동일한 회색 계열로 인식될 수 있다. 이처럼 자주 사용되는 ‘레드 vs 그린’ 조합은 이커머스에서 절대 주의해야 할 조합이다.

제품 상태나 할인 여부, 또는 선택과 미선택 등을 표현할 때는 반드시 명도 대비가 높은 색상 조합을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 ❌ 피해야 할 조합: 붉은색 버튼 vs 초록색 버튼
  • ✅ 추천 조합: 네이비 vs 주황 / 짙은 보라 vs 연한 민트

WCAG 2.1 기준에 따라, 텍스트와 배경 색상의 명도 대비는 최소 4.5:1 이상을 권장하며, 시각적 위계를 나타낼 때도 색상 간 대비가 명확한 팔레트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다.

디자인 시스템이 있는 경우, 접근성 기준을 만족하는 색상 조합만을 공식 팔레트로 정의하고 디자이너가 실수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또한 Figma, Adobe XD 등에서 제공하는 색맹 시뮬레이터를 통해 디자인 산출물을 실제로 시뮬레이션하면서 조합을 검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색맹 대응은 디자이너의 감각이 아닌, 수치 기반의 명도·채도·대비 테스트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색맹을 위해 그래프, 필터, 제품 옵션 UI에 주의하라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색상이 UI에서 정보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주 사용된다. 특히 **데이터 기반 시각화 요소(예: 판매 통계 그래프, 제품 리뷰 별점 등)**와 제품 옵션(예: 의류 색상 선택, 사이즈 버튼 등) UI에서 색상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

그래프의 경우, 판매 추이를 라인 그래프로 표시하면서 색상만으로 카테고리를 구분하면 색각 이상 사용자는 그 정보를 해석할 수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라인 유형(점선, 실선), 아이콘 표시, 그래프 위 설명 텍스트 등 시각 보조 요소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 또한 막대그래프나 파이차트에서는 각 범주에 레이블을 병기하고, 색상뿐만 아니라 명도 차이와 텍스처 차이를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품 옵션 UI에서 색상 선택은 가장 민감한 영역 중 하나다. 예를 들어, ‘네이비’와 ‘검정’이 시각적으로 구별되지 않으면 사용자 경험은 크게 저하된다. 특히 색상칩만 제시하고 해당 색의 이름을 병기하지 않으면 색각 이상 사용자는 무엇을 클릭하는지도 인지하지 못한다. 따라서 색상 이름 텍스트 병기 + 선택 상태 강조는 필수이며, 가능한 경우 색상 외 이미지를 함께 보여주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다.

 

‘색을 넘는 디자인’이 이커머스 성과를 만든다

 

이커머스 UX에서 색상은 중요한 도구지만, 그 도구 하나에 모든 정보를 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특히 색맹 사용자에게는 색상이 오히려 정보 차단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는 곧 구매 이탈과 브랜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진다.

색맹 친화 UX 디자인은 단지 소수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누구나 같은 방식으로 상품 정보를 인지하고, 같은 조건에서 결제할 수 있게 하며, 브랜드가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신뢰를 주는 디자인 전략이다. 특히 이커머스와 같이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이런 차별점이 구매 전환율과 재방문율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의 디자인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전달하는’ 것이다. 색으로만 의사소통하지 말고, 색을 넘어서 더 많은 사용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UX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이커머스 성공의 진정한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