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맹 고객을 위한 B2B 제품 UI 사례 소개

 

B2B 시장은 일반적으로 기능성과 생산성 중심의 설계가 우선시되는 영역이다. 하지만 기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사용자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으면 그 가치는 제한된다. 특히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에서 시각적 표현 요소는 사용자가 기능을 이해하고 빠르게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B2B 제품은 '일반 사용자'를 기준으로 색상과 아이콘을 설계하며, 시각적으로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색맹(color blindness)**은 시각적 다양성 중에서도 특히 간과되기 쉬운 영역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8%는 어느 정도의 색각 이상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B2B 제품 사용자 중 상당수가 색상 기반 UI에서 중요한 기능을 놓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시간 상태 확인, 보고서 분석, 경고 메시지 처리 등 B2B 환경에서 자주 사용하는 시각적 요소가 색상에만 의존한다면, 이는 곧 제품 생산성과 정확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글에서는 실제 B2B 기업들이 어떻게 색맹 고객을 위한 UI를 설계하고 개선해왔는지를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소개한다. 단순한 기능 중심을 넘어서 포용성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어떤 접근을 취했는지, 실무자에게 바로 적용 가능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색상 중심 대시보드에서 ‘형태 기반 정보 구조’로 전환한 사례

첫 번째 사례는 클라우드 인프라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A사의 UI 개선 프로젝트이다. A사는 실시간 서버 상태를 색상으로 구분하여 대시보드에 표시했는데, 일반 사용자에게는 직관적이지만 색맹 사용자에게는 서버 상태 구분이 거의 불가능했다. 빨간색은 오류, 초록색은 정상, 노란색은 주의 상태를 의미했지만, 적녹색맹 사용자는 이 세 가지 색을 비슷하게 인식하여 서버 문제를 놓치는 일이 발생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A사는 색상 외에도 도형 아이콘과 텍스트 라벨을 병기하는 전략을 적용했다. 오류 서버는 빨간색과 함께 ❌ 아이콘을, 정상 서버는 초록색 원과 ✔️ 아이콘을 함께 표시했으며, 모든 상태 정보에는 “정상”, “주의”, “에러” 등 명확한 텍스트가 붙었다. 그 결과, 색상 인식에 의존하지 않고도 누구나 동일한 정보를 정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되었다.

A사는 내부 테스트와 함께 색맹 시뮬레이션 도구를 활용해 UI 변경 전후의 인지율 차이를 비교했고, 변경 후 색맹 사용자 그룹의 실시간 문제 탐지 성공률이 약 35%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B2B 환경에서도 색상에만 의존하지 않는 구조적 개선이 사용자 경험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데이터 시각화 툴에서 패턴을 활용한 사례

 

두 번째는 데이터 분석 B2B SaaS 솔루션을 제공하는 B사의 사례다. B사는 여러 고객사의 비즈니스 데이터를 그래프와 차트로 시각화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파이 차트와 꺾은선 그래프의 구성이 핵심 기능이었다. 그러나 색상으로만 항목을 구분하는 설계는 색맹 사용자에게 큰 장벽이 되었다.

이에 따라 B사는 색상+패턴 조합을 사용하여 그래프 항목을 구분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파이차트의 항목마다 점선, 사선, 격자 등의 패턴을 입히고, 동일한 범례에도 같은 패턴을 적용해 시각적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색상을 구분하기 어려운 사용자도 각 데이터 그룹을 인지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B사는 색맹 시뮬레이션과 WCAG 명도 대비 기준을 적용해 색상 자체의 대비도 개선했다. 단지 새로운 패턴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 색상 팔레트를 명도 중심으로 재구성하여 색각 이상 사용자뿐 아니라 저시력 사용자도 함께 고려한 UX를 구현했다.

 

인터랙션 UI에 접근성 아이콘을 적용한 사례

 

세 번째는 재무/회계 B2B 솔루션을 운영하는 C사의 사례다. 이 회사는 여러 회계 기능을 버튼으로 제공하고 있었는데, 승인, 반려, 보류 등의 상태를 색상만으로 표현하고 있어 색맹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능 구분이 어려웠다. 특히 승인 버튼은 초록색, 반려는 빨간색, 보류는 회색으로 구분되어 있었고, 이는 시각적으로 매우 유사하게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C사는 UI 구성에 기능별 접근성 아이콘과 구조 강조 요소를 도입했다. 승인 버튼에는 ‘✔️’ 아이콘과 함께 "승인" 텍스트가, 반려에는 ‘✖️’과 "반려", 보류에는 ‘⏸️’와 "보류"가 명확하게 표시되었고, 버튼마다 크기와 테두리 효과를 달리하여 시각적 구분을 확실히 했다. 또한 마우스 오버 시마다 상세 설명 툴팁을 제공해 색상 없이도 기능의 목적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C사는 이 개선을 통해 고객사의 색각 이상 사용자로부터 직접적인 UX 향상 피드백을 받았고, 해당 기능이 접수 후 이탈률을 23% 감소시켰다는 내부 통계를 발표했다. 이처럼 접근성 개선은 단순한 배려를 넘어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되는 UX 전략임이 입증되었다.

 

B2B 제품도 색맹 고객을 고려해야 성장할 수 있다

 

색맹 고객은 B2C 영역뿐 아니라 B2B 시장에서도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기업 내부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효율성과 정확성이 핵심이기 때문에, 작은 시각적 오류가 실무자에게는 큰 업무 장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UI 설계 시 색상을 강조하는 것 못지않게 색상 외 정보 전달 방식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이번에 소개한 사례들처럼 패턴, 아이콘, 텍스트, 구조, 대비 등을 병행하면 색각 이상 사용자도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전체 사용자 경험의 질도 함께 높아진다. 디자인이 기술의 표현이라면, 접근성은 그 기술이 사람을 향하는 방법이다.

색맹을 고려한 UI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그것이 B2B 제품의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계약 유지율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지금 바로 점검해보자. 당신의 B2B 제품은 모든 사용자를 고려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