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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맹을 위한 UX 디자인 컬러 가이드

시각적 히트맵 분석을 통한 색맹 UX 진단 방법

by orosi_sue 2025. 8. 4.

 

디지털 제품에서의 사용자 경험(UX)은 단순한 미적 감각을 넘어서 정보의 인식, 해석, 행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계하는 행위다. 이 UX 설계에서 ‘어디에 무엇을 배치하느냐’는 사용자 시선 흐름과 밀접하게 연결되며, 이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히트맵(Heatmap) 분석이다. 히트맵은 사용자가 실제로 어느 영역에 얼마나 시선을 오래 머무는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해줌으로써, UI 구성의 문제점과 UX 개선 포인트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대부분의 히트맵 분석은 정상 색각을 기준으로 설계되고, 해석된다. 이는 곧 색각 이상자, 특히 색맹 사용자에 대한 고려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문제를 야기한다. 실제로 색맹 사용자는 색상 정보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UI 요소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중요 정보 영역을 놓치거나 잘못된 해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히트맵 분석 과정에 색각 이상 조건이 반영되지 않으면, 이러한 사용자들의 실제 사용 경험은 UX 개선 전략에 반영되지 못한다.

 

 

시각적 히트맵 분석을 통한 색맹 UX 진단

 

 

이 글에서는 시각적 히트맵 분석을 색맹 UX 진단 도구로 활용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색각 이상 시뮬레이션 기반의 시선 추적, 시각적 집중도 차이, 정보 인지 왜곡 분석 등을 중심으로, 색맹 사용자에게 ‘의미가 제대로 도달하지 않는 UI’를 어떻게 식별하고 개선할 수 있는지를 단계별로 설명한다.

 

히트맵 분석의 기본 개념과 색맹 UX 진단의 연결고리

 

히트맵은 사용자 시선 데이터(eye-tracking) 또는 마우스 이동 경로(mouse-tracking)를 기반으로 특정 영역의 시각 집중도를 컬러 스펙트럼으로 시각화한 도구다. 일반적으로 빨간색은 집중도가 가장 높은 영역, 주황/노랑은 중간 수준, 파란색은 낮은 주목도를 의미한다. 이 정보는 CTA 버튼 위치 최적화, 메뉴 우선순위 판단, 광고 위치 평가 등에 유용하게 활용된다.

하지만 이 색상 스펙트럼은 색맹 사용자에게는 그 자체가 정확히 해석되지 않을 수 있다.

예컨대  적녹색맹(Protanopia/Deuteranopia)의 경우, 히트맵에서 빨간색과 녹색 사이의 대비를 거의 구분하지 못한다. 이는 곧 디자이너나 기획자가 히트맵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사용자 시선의 흐름을 왜곡되게 해석할 가능성을 높인다. 다시 말해, 비색맹 사용자 기준으로 높은 집중도를 보인 영역이 실제로는 색맹 사용자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영역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색맹 UX를 진단하는 첫 번째 단계는, 기존 히트맵 데이터에 색각 이상 시뮬레이션을 적용하여, 색맹 사용자 기준에서의 시각 정보 해석 차이를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UI 내 색상 기반 피드백, 상태 표시, 버튼 강조가 얼마나 기능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색각 이상 시뮬레이션 기반 히트맵 리렌더링 기법

 

색맹 UX를 히트맵으로 분석하려면, 우선 디자인 화면 또는 페이지의 색맹 시뮬레이션 버전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용되는 대표적인 도구는 Color Oracle, Sim Daltonism, Stark 등이며, Protanopia, Deuteranopia, Tritanopia 등 세 가지 주요 색맹 유형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지원한다.

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UI 스크린을 기반으로 사용자 집단을 색맹 모드로 나누어 히트맵 실험을 진행하면, 일반 사용자와 색맹 사용자의 시선 흐름이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상 색각 사용자 집단은  빨간색 CTA 버튼에 집중된 반면, Protanopia 사용자 집단은 해당 버튼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거나 주변 텍스트에 시선을 더 집중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렌더링한 히트맵은 색상 중심 UI 요소의 실패 사례를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지 버튼을 더 크고 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색상 외에 명도, 위치, 아이콘, 텍스트 등 정보 전달의 다중 경로를 설계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다.

 

색맹 UX 히트맵 분석 적용 사례와 주요 시사점

 

실제 적용 사례로, 한 교육 플랫폼은 퀴즈 정답 피드백 UI에서 색맹 사용자 히트맵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발견했다. 일반 사용자 집단은 정답 피드백 영역(초록 배경 + 체크 아이콘)에 시선이 집중됐으나, Protanopia 사용자 집단은 해당 영역을 거의 무시하고, 아래 해설 텍스트에만 주목했다. 이는 피드백이 색상에 지나치게 의존한 설계였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또 다른 사례는 e-commerce 앱에서 할인 프로모션 배너를 분석한 결과다. 빨간 배경에 흰색 텍스트로  20% 할인이 표기된 배너는 일반 사용자에게 높은 집중도를 보였지만, Deuteranopia 사용자의 히트맵에서는 해당 배너가 거의 ‘시각적 노이즈’처럼 처리되어 주목도가 낮았다. 결과적으로 해당 사용자 그룹의 전환율은 비색맹 그룹 대비 약 18% 낮게 측정되었다.

이러한 분석은 히트맵이 단순히 시선 위치를 기록하는 도구를 넘어, 색각 인지 차이에 따른 정보 전달 실패 지점을 발견하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 해석 시에는 색상 해석 오류를 피하기 위해 히트맵 컬러 스펙트럼 자체도 비색각 중심으로 구성하지 않아야 하며, 색맹 사용자도 해석 가능한 색상 조합(예: 청색~회색 계열)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히트맵 분석은 색맹 UX 진단의 강력한 실험 도구다

 

색맹 사용자에게 UX는 여전히 도전과제다. 그러나 기존의 접근성 점검 방식은 대부분 코드 기반의 대비 점검, 시뮬레이션에 그치며, 실제 사용자의 시선 흐름이나 인지 패턴을 분석하는 도구는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히트맵 기반의 색맹 UX 진단이다.

히트맵 분석은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디자인 설계의 어떤 요소가 실제로  보이는지,  해석되는지,  작동하는지를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색맹 시뮬레이션을 결합하면, 특정 UI 요소가 어떤 사용자 그룹에게만 유효하게 작동하는지, 누군가에게는 무용지물이 되는지를 정확하게 수치로 증명할 수 있다.

앞으로 UX 설계에서 색맹 대응 전략은 단순한 색상 변경이나 고대비 모드 제공을 넘어, 시선 데이터 기반의 설계 피드백 체계로 확장되어야 한다. 히트맵은 이 과정에서 강력한 진단 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