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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맹을 위한 UX 디자인 컬러 가이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해치지 않는 색맹 대응법

by orosi_sue 2025. 8. 5.

 

디지털 시대의 브랜드는 단순한 로고나 이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색상은 브랜드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각인시키는 중요한 요소이며, 고객이 서비스를 기억하고 신뢰하는 기반이 된다. 많은 기업은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통해 고유의 컬러 팔레트를 정의하고 이를 철저히 유지한다. 그러나 전 세계 인구의 약 8퍼센트, 특히 남성의 약 12명 중 1명은 색각 이상 즉 색맹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용자는 브랜드가 사용하는 특정 색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전혀 다른 색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녹색과 빨간색은 Protanopia나 Deuteranopia 사용자에게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보일 수 있어, 중요한 버튼이나 메시지가 의도한 의미와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브랜드는 컬러 변경에 민감해 색맹 대응을 브랜드 왜곡으로 인식하고 망설인다.

그러나 색맹 대응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 색상을 보완하거나 명도와 채도 조절, 보조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색각 이상 사용자에게도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사례와 실무 중심 전략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색맹 접근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해치지 않는 색맹 대응

 

색상의 고유 의미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접근성을 보완하는 법

 

브랜드 컬러는 기업의 가치, 성격,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압축한 도구이기 때문에 색상을 변경하는 것은 브랜드의 본질을 흔들 수 있다. 그러나 색상 자체를 바꾸지 않고도 색맹 사용자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핵심은 색상을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고 명도 대비, 채도 조절, 형태 요소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초록색 버튼 하나만으로 활성 상태를 표현할 경우, Protanopia 사용자에게는 회색이나 어두운 갈색처럼 보일 수 있다. 이때 같은 초록색을 사용하되, 짙은 테두리를 추가하거나 아이콘과 텍스트를 병행하면 정보 전달력이 크게 향상된다. 이 방법은 브랜드의 주 색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색맹 사용자에게도 명확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효과적인 접근법이다.

또한 단일 색조 기반의 시각 체계를 피하고, 고유 색상 내에서도 명도 차이를 극대화하는 방법이 있다. 브랜드가 고정된 색상을 유지하더라도 밝기와 채도를 조절하면 색각 이상 사용자에게는 더욱 구분되는 시각적 체계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라이트 블루와 딥 블루처럼 동일 계열 색이라도 충분한 명도 차이가 나면 정보 전달이 용이해진다.

 

보조 색상과 패턴을 활용해 브랜드 확장성과 접근성 확보하기

 

색맹 대응을 위한 또 다른 전략은 브랜드 색상을 보조 시각 요소와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보조 색상은 브랜드 컬러와 조화를 이루되, 색각 이상 사용자도 인식 가능한 대비를 가진 색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메인 색상이 붉은 계열일 경우, 파란 계열의 보조 색상을 상태 표현이나 강조 구역에 병행 사용하면 구분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패턴, 아이콘, 도형 등 비색상 기반 시각 요소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하는 UI 컴포넌트에 반복 가능한 패턴을 삽입하거나, 텍스트 강조 요소에 밑줄 또는 별도 아이콘을 추가하면 색상 외에도 정보 전달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방식은 시각 정보의 중복 제공이라는 점에서 색맹 사용자뿐 아니라 일반 사용자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대표적인 글로벌 브랜드인 Google은 브랜드 컬러 유지와 색맹 대응을 병행하는 대표 사례다. Google Calendar나 Docs 등의 서비스에서는 고유 컬러를 유지하되, 색맹 모드나 고대비 모드에서 패턴과 테두리를 함께 제공하여 정보 누락을 방지한다. 이는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접근성 기준을 충족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UI 사례라 할 수 있다.

 

디자인 시스템과 브랜드 가이드에 색맹 대응 요소를 포함하기

 

브랜드 접근성과 일관성을 함께 확보하려면 개별 디자이너나 개발자의 재량에 맡기기보다는 디자인 시스템 차원에서 색맹 대응을 구조화해야 한다. 즉 색맹 사용자에게도 유효한 시각 체계가 브랜드의 공식 가이드라인 안에 포함되어야 하며, 실제 UI 요소 설계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첫째로, 브랜드 컬러 팔레트에 색맹 대응 보조 팔레트를 함께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메인 색상 외에도 상태 표현용 고대비 색상, 패턴 포함 UI 요소, 텍스트 강조 규칙 등을 시스템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둘째로, 주요 버튼, 알림, 경고, 완료 등의 상태 표현에 사용할 수 있는 색상 조합과 의미 대응 방식을 문서화하고 디자이너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로, 디자인 QA 또는 개발 QA 과정에서 색맹 시뮬레이션 기반 테스트를 포함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Color Oracle, Stark, Sim Daltonism 등 도구를 통해 Protanopia, Deuteranopia 등의 상태에서 브랜드 컬러가 어떻게 보이는지 사전에 검토하고, 문제가 발견될 경우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단기적으로는 번거롭게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와 사용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차별 없는 브랜딩이 최고의 UX가 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사용자에게 일관된 인상을 주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지만, 모든 사용자가 동일한 시각 조건을 가진 것은 아니다. 색맹 사용자에게도 동일한 정보가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설계된 브랜딩은 오히려 더 신뢰받고 강력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

컬러를 포기하지 않고도 색맹 대응은 가능하다. 명도 대비, 패턴 보완, 아이콘 병행, 텍스트 중복 제공 등은 브랜드 색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시각 조건의 사용자에게 일관된 의미를 전달하는 전략이다. 디자인 시스템과 브랜드 가이드 안에 이를 공식적으로 포함시키면 개별 서비스나 페이지 설계 시에도 접근성이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아름다운 색상을 중심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그 표현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도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완전한 브랜딩이라 할 수 없다. 색맹 대응은 단순한 고려사항이 아니라, 브랜드의 신뢰와 포용을 실현하는 핵심 UX 전략임을 명심해야 한다.